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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BMA-부산 시립미술관 소식 6호 2010
[ 2010-06-05 14:37:02 ]
글쓴이  
관리자
조회수: 2663        

신옥진 컬렉션_일본의 근·현대미술

2009. 12. 1. 화 - 2010. 2. 15. 월 / 2층 기증전시실

 

 

신옥진씨의 일본의 근·현대작품 기증전을 보고

오광수·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우리는 일본을 통해 서양미술(서양의 근대이후의 미술)을 받아들였고 정착시켰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은 우리의 근대 미술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바로 그 점 때문에 일본의 근대 미술은   우리가 언제나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될 대상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일본을 통해 서양의 미술을 배웠지만 동시에 일본화 된 서양화란 숙명적인 한계를 벗어나지 않으면 안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근대기의 작가들, 특히 서양화 1세대, 2세대의 작가들은 거의가 일본에 유학해서 미술수업을 받았다. 대개 그 시점은 서구로부터 유입된 서양화가 일본화(化) 로 진척되어갈 무렵에 해당된다. 우리의 근대기 서양미술이 일본화 된 서양미술이라 지칭하는 저간의 사정도 이에 말미암는다. 어떤 의미에서건 우리의 근대미술의 형성에 미친 일본의 영향을 가볍게 치부해버릴 수만도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음에랴.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미술이라면 거부반응의 알레르기 현상을 일으키는 것이 우리의 실정이다. 영향관계에 있는 만큼,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그 관계를 파헤치고 연구하는 것이야 말로 우리가 저들의 그늘을 벗어날 수 있는 길임을 새삼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적인 이유로 해서, 또는 정서적으로 한국과 일본은 여전히 먼 거리에 있다. 일본의 문화적 포용력 (신옥진씨의 언급)으로 인해 한국인들이 그쪽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예외도 없지 않으나 정서적으로 두 나라가 가깝게 가기에는 아직도 너무나 무거운 과거사의 그림자가 우리를 덮고 있고 그로인해 일어나는 상황의 부정적 사태는 여전히 꼬리를 물고 있다. 이런 사정들이 일본의 근대기 이후의 미술을 연구하는데 적지 않은 방해의 요인임도 부정할 수 없다. 의외로 일본 근대미술 연구자가 적다는 것도 이런 사정과 깊은 관계가 있을 것이다.

  “신옥진”씨가 일본의 근·현대의 미술작품을 “부산시립미술관”에 다량 기증한 것은 모든 상황을 감안 할 때, 일대 사건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을 드나들면서 꾸준하게 수집한 일본 근·현대의 미술작품들은, 물론 단편적이긴 하나 어떤 맥락에 의해 계통화했다는 점에서 수집의 의도를 읽게 해주고 있으며 그것이 우리의 근대기 미술과의 영향관계를 파헤치는 연구적 차원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에 미쳤을 때, 그의 기증은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 아닐 수 없게 된다. 부유한 컬렉터도 아닌 한 화상이 자비로 이런 일을 이루었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그가 이번만이 아닌 이미 수차례에 걸쳐 우리의 근·현대기 작품을 부산시림미술관, 경남도립미술관에 기증했다는 사실은 두고두고 상찬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 본다. 소장내용이 빈약한 지방의 공공미술관에 이토록 귀중한 작품들이 기증됨으로써 소장의 내용이 더 없이 풍요로워졌다는 것은 기증문화의 귀감으로 삼기에 부족함이 없다.

  일본의 근대기 서양화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기술적으로 서양의 미술을 수용하고 있지만 방법적으로 이미 일본화의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은 아직도 방법적으로 많은 부분에서 서양의 미술을 체화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사정을 감안할 때 귀중한 연구의 대상이 된다. 예컨대, 쿠마가이 모리카tm(態谷守一), 레오나르 후지타(藤田嗣治) 고바야시 와사쿠(小林和作), 우메하라 류자부로(梅原龍三郞), 키시다 류세이(岸田劉生), 코지마 젠자부로(兒島元三郞), 나카가와 카즈마사(中川 一政), 그리고 현대에 이르는 작가 군에서 발견되는 독특한 일본의 체취는 서양에선 찾아볼 수 없는 이미 저들고유의 것임을 체감하게 된다.

  한국의 서양화의 뿌리를 연구하기 위해선 상대적으로 일본의 서양화를 먼저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의 근대기 작품의 소장이 거의 없는 우리의 실정을 감안 할 때 신옥진씨의 이번 일본 근·현대기 작품의 대량기증은 연구자들에게 더없이 귀중한 사료가 아닐 수 없다. 미술작품은 몇 사람의 사유물이 아니라 전체 대중들이 공유해야 할 대상이다. 미술작품이 단순한 상거래의 대상이기에 앞서 예술로서의 가치를 지니는 대상이란 사실을 신옥진씨는 보여주었다.